류현진, 19년 만에 등판한 KS서 3이닝 7실점 뭇매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약 19년 만에 한국시리즈(KS·7전4승제) 무대에 오른 류현진(38·한화 이글스)이 무참하게 무너졌다.

류현진은 2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LG 트윈스와 KS 2차전에 선발 등판해 3이닝 동안 62개의 공을 던져 7피안타(1홈런) 1볼넷 2탈삼진 7실점한 뒤 5-7로 뒤진 4회말 교체됐다.

류현진이 포스트시즌(PS) 한 경기에서 7실점 이상을 내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전까지 류현진의 PS 한 경기 최다 실점은 2006년 KIA 타이거즈와 준플레이오프(준PO) 2차전에서 허용한 5실점이었다.

이날 류현진은 2006년 10월 29일 삼성 라이온즈와 KS 6차전 이후 19년만, 일수로는 6천938일 만에 KS 무대를 밟았다.

지난 21일 삼성과 플레이오프(PO) 3차전에서 4이닝 4실점으로 부진했던 류현진은 5일 동안 충분한 휴식을 취하며 힘을 비축하고 이날 무대에 올랐다.

그러나 류현진은 제 몫을 하지 못했다.

올해 정규리그에서 구속보다는 제구력으로 타자들을 상대했던 류현진은, 이날 추운 날씨 탓인지 제구가 흔들리며 무너졌다.

손이 얼어붙은 탓에 변화구는 스트라이크 존을 크게 벗어났고, 시속 140㎞ 초중반의 직구는 가운데로 몰렸다.

전날 폭발적인 타격감을 과시했던 LG 타자들에게 류현진의 공은 그리 위협적이지 않았다.

모창민 LG 타격 코치는 이날 경기를 앞두고 "류현진은 구속보다 구위로 상대하는 투수인 만큼 노리는 코스를 잘 잡아 타격하는 방법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LG 타자들은 커브, 슬라이더 등 변화구보다는 직구와 체인지업을 집중적으로 공략했다.

류현진은 1회를 삼자범퇴로 막았지만, 4-0으로 앞선 2회부터 난타당했다.

첫 타자인 김현수에게 3연속 직구를 던졌다가 중전 안타를 내줬고, 후속 타자 문보경과는 풀카운트 승부 끝에 우전 안타를 허용했다.

결정구로 던진 체인지업이 가운데로 몰리면서 문보경의 먹잇감이 됐다.

스코어링 포지션에 몰린 류현진은 오지환을 상대로 제구가 크게 흔들리며 볼넷을 내줘 무사 만루를 자초했다.

류현진은 제구력을 회복하지 못했다. 박동원에게 2구째 체인지업을 공략당해 좌중간 적시 2루타를 얻어맞았다.

이후 후속 타자 구본혁에게 다시 동점 2타점 우전 적시타를 허용했다.

빗맞은 타구가 류현진의 발을 맞고 휘는 불운이 겹쳤다.

류현진은 희생번트를 시도한 박해민을 1루에서 잡아내며 2회 첫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류현진은 이후 홍창기에게도 우중간 적시타를 얻어맞아 4-5 역전을 허용했다.

2회에만 안타 5개, 볼넷 1개를 묶어 5실점 한 류현진은 3회에도 난타당했다.

1사에서 문보경에게 좌전 안타를 내줬다. 후속 타자 오지환은 내야 땅볼로 막았으나 후속 타자 박동원에게 다시 장타를 얻어맞았다.

볼카운트 3볼 1스트라이크에서 던진 체인지업이 한가운데로 몰렸고, 박동원은 그 공을 놓치지 않았다.

류현진은 좌월 투런포를 얻어맞아 실점이 7점으로 늘었다.

한화는 4회초 공격에서 1득점해 5-7로 추격하자 곧바로 불펜진을 가동했다. 19년 만에 KS에 나선 류현진의 첫 등판은 그렇게 끝났다.

cycle@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5/10/27 20:05 송고 2025년10월27일 20시05분 송고